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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강남에서 자란 나와 딸 (from Blind)

by AI 동키 202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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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나는 강남 8학군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어머니, 아버지는 나의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셨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셨다.

그 옛날 60~70년대 대학도 잘 안가던 시절
아버지는 고대,어머니는 이대를 졸업하셨으니,
기본적인 공부 머리는 받은 것 같다.

나는 K고에서 반 55명중 2등을 했고,
전교 10~15위권의 내신 성적을 고3까지 꾸준히 유지했다.
운이 좋아 전교 5등을 한번 했던 기억이 난다.ㅋ
이 성적은 고등학교 3년내내 변함이 없었다.
아무리해도 1등을 넘어서지 못했고,
3등하는 친구는 나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래서, 고1 첫시험 성적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에
크게 동의한다.

영어는 재능이 있었는지,
중고등학교 내내 거의 공부하지 않아도 내신 100점,
실제 수능도 100점이었다.

수학은 고등학교 내내 과외를 했고,
90%의 시간을 수학 공부에 투자했다.
덕분인지, 수학도 최상위권이긴 했으나,
영어만큼 손쉽게 느껴지진 않았다.

물리,화학 이런 과목은 시간 투자를 별로 안했고,
그다지 어렵지도 않았다.

국어가 문제였는데,
책읽는 것을 싫어했던 나는 내신은 문제 없었지만,
수능에 취약했다.
기나긴 지문에 문제 2~3개 딸린 형태의 시험이
너무나 힘겨웠다.

어쨌든, 인서울 의치대를 목표로 했었고,
매일 연습장에 가야할 학교를 줄줄 쓰고,
공부를 시작하는게 루틴이였지 ㅎㅎ

서울대 의대(요건 터무니 없지만, 그래도 썼다)
연세대 의대
카톨릭 의대
연세대 치대

95년 수능은 언어영역이 너무나 어려웠다.
시험이 끝난날 비가 내렸고,
나는 많이 울었다.
충격에 빠진 나는 전의를 상실했으나,
꾸역꾸역 본고사를 준비해서,
연대 공대에 진학했다.
그 당시 지방 의치대 갈 수 있는 곳이 있었으나,
그때는 서울대,연대,카톨릭 의대 못가면
의사를 못하는 줄 알았고,
수능 충격에 재수를 해도 3개 학교 의대를 갈 자신이
없었다.
어머니는 한림대 의대를 가라하셨지만,
듣지 않았고, 지금은 후회한다.
(어머니는 현명하셨다.ㅋ)

학창시절 내내 한 눈팔지 않고, 스스로 공부 했다.
부모님 잔소리 들어본적 한번 없었다.

그러나, 메이져 의대갈 실력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실패 원인은 국어였다고 생각함.
나보다 잘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갔던걸보니..

수능에 대한 자신감을 크게 상실한 나는
재수를 선택하지 않았고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의대 공부가 아니기에 대학 공부에 의욕이 없었고,
학사경고 2번 받고 입대했다.
복학 후에도 더는 공부하기 싫어 대학원 진학은
생각도하지 않았고, 취업을 위해 학점 관리만했다.

대기업에는 4학년때 별 어려움없이 취업했고,
입사전까지 신나게 놀았다. ㅋ

그렇게 결혼했고, 부모님 도움과 대출을 껴서,
강남에 집을 샀다.

직장 생활은 나름 성실히하여,순탄하게 이어가고
있으며,우리딸은 강남에서 초,중학교를 거쳐,
이제 고2다.

딸 이야기는 좀 쉬었다가 2탄으로 쓰려한다.

 

2탄

 

결혼 후, 감사하게도 아이를 금방 가졌다.
먼저 결혼한 친구들중,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녀석들을 보니, 아이가 생기는건 하늘에 감사해야할
일이다 싶었다.

너무너무 귀여운 딸을 보게됐고,
가족 분만실에서 아이가 쑥 나오는 순간,
나는 눈물이 주륵 나왔고, 감동적이었다.

아이는 건강하고 밝게 키우고 싶었기에,
와이프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사랑으로 키워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청소년 시절을 보내면서,
어머니가 일을 하는 친구들을 보니,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
성격이 까칠하거나, 노는 무리에 섞여 나쁜짓을
일삼거나..
대학생때 과외를 가도,
맞벌이집 아이들은 숙제도 안해오고,
도통 관리가 안됐다.
내가 미안해서 과외를 그만둔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내 아이는 엄마가 키우길 원했다.

아이는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었고,
초등학교때까지는 세상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
주말마다 전국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강남에 집을 사서 살게 됐고,
아이 주변에 나쁜 아이들이 없길 바랬고,
와이프는 교육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또 강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사교육 시스템에 적응해야했다.

딸내미의 사교육은 영어 유치원으로 시작됐다.
언어로써의 학습에 효과는 있는 것 같았다.

초등학교 입학 후 졸업때까지
영어학원을 계속 다녔는데,
토플책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영어 사교육 시스템은 나름 체계가 있어 보였다.
유아기때 언어로써, 초딩부터는 입시 대응으로써,
공부하는 순서는 맞는 듯 했다.
그런데, 초딩이 토플 공부를 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
싶었다.
(영어 조기 사교육의 효과는 아래 다시 서술)

논술 학원도 다녔는데,
책 읽고, 자기 생각 끄적이는 것 같았다.
내가 국어를 못했기 때문에 논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S여중에 진학하게됐고
영어보다는 수학 사교육에 집중하게 됐다.
깊은생각이라는 학원을 다니긴했는데,
대형학원 강의보다는, 소수 학원이 맞는 듯 했다.
그래서 학원을 바꿨다.
선생님이 무서웠는데, 울면서 꾸역꾸역 숙제를
해가더라.

중학교때 성적은 괜찮았는데,
중학교 성적표만보면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건지
애매한건지 알아볼 수 없었다.
석차가 표기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가봐야 판단해볼 수 있겠다 싶었고,
그저 못하는건 아니구나 정도가 전부였다.

3년의 시간을 수학 사교육에 집중하며,
여고중 국내 최고 명문 S여고에 진학했다.

고1이되니, 아이는 사교육 지옥에 빠지게됐다.
영어학원 2일, 수학학원3일, 국어학원1일,
과학학원1일..
일주일 내내 학원과 숙제였다.
옆에서보니 안쓰러울정도..

영어는 영유부터 초딩내내 학원을 다녔고,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했기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S여고의 내신 시험은 혹독했다.
50점을 받아오길래 한숨만 나왔다.
4~5등급 정도였다. 중간밖에 못하는거..
내가 시험문제를 봤더니, 초고난이도 문제들이었다.
특히 문법을 퍼펙트하게 알지 못하면,
무조건 오답이다.
시간내에 다 풀어내기조차 어려워 보였다.
거기에 더해, 아이는 영어를 싫어했다.
단어,숙어 암기를 너무 싫어했다.
조기 교육에 투자를 많이 했으나,
아이 성향상 실패했다는 결론이다.
특히, 영유는 language로써 도움은되나,
그 자체만으로는 입시에 먹히지는 않는다고 본다.
물론 전국모의고사를 보면 가볍게 1등급이다.
이것이 S여고의 위엄이란 말인가...

아이는 오히려 수학에 강했다.
내신 2등급 정도였고,
전국모의고사는 1등급.
수학 풀이하는건 끈기있게 잘 하는듯 하다.
이것 또한 성향인것 같다.
수학이 영어보다 훨씬 낫단다.

국어는 모의고사 2등급 상타치
과학은 모의고사 1등급.

일반적으로 이동네 부모는 중학교때까지,
아이가 뛰어난 우등생이고,
기본 SKY, 쪼메 삐끗하면 서성한은 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1 첫 시험을 보고,
석차를 받아드는 순간 열에 여덟은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그 석차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왜냐면, 모두들 피터지게 공부하고 있으니까..

종합해보면..
아이는 이과 성향이고,
S여고 내신 3~4등급 수준.
전국 모의고사 3~4%수준으로 보인다.
그리고, 명확한 목표가 없으니,
대충 떠밀려 허덕허덕 공부하는 모양새다.

아이가 중학교 졸업할즈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니가 고등학교 가서도,
공부해라, 숙제해라라는 잔소리를 듣고 있으면,
명문대가기는 글렀다.

그런데,,,
고딩인 지금 엄마 잔소리를 매일 듣고 산다.ㅋ
틈만나면 휴대폰, 닌텐도를 집어들고 놓을 줄 모른다.
새벽까지 학원 숙제를 하는데,
와이프는 딴짓 안하는지 감시하면서 잠을 못자니..
이건 아닌거다.

그리고, 이해가 안가는건,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오면 학원 숙제하느나 허겁지겁인데,
이런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라떼는..하기 싫지만)
나는 실력 정석이 새까맣게 되도록,
혼자 풀고 또 풀면서 내 것으로 만들었고,
수능 문제집 한 권 더 풀면 끝이었다.
아이는 학원 왔다 갔다하면서 선생님 강의
흡수율이 50%는 되는걸까...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는걸까...
자기 것으로 만들 시간이 없어 보이는데..

앞으로 수능까지 2년 남았는데,
극적인 성적향상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S여고 내신으로는 인서울 대학에 비빌수 없고,
수능으로 가야되는데, 현재 모의고사 3~4%임을
감안하면, 연고대 문과 또는 서성한 이과 정도가
최대치일 것으로 예상한다.
삐끗하면 중경외시까지도 봐야겠지만,
그럴바에는 이대가는게 나을 것 같기도하고..
(물론 이대가 중경외시보다 높다는건 아님)

나는 직장을 20년 넘게 다녀보니,
너무너무 지겹고 힘들어서,
우리 딸내미는 약대가서 좀 편하게 살았음한다.
벌이가 좀 적더라도,
띄엄띄엄 비교적 프리하게 일하면서..
(의치대는 불가능한거구~~)

딸아.
아빠는 니가 인서울 약대붙으면,
엉엉 울면서, 하늘에 천번 절할 수 있다.
안되면 어쩔 수 없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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